《Toy Soldiers》
아크릴, 캔버스
2025 · 22 × 27.3 cm
인물·신체이야기·상징동물·식물·자연
작가 노트
파스텔 톤의 하늘색 배경 위에 세 명의 장난감 병사가 가지런히 서 있습니다. 동글동글한 얼굴과 작은 부리, 느긋하게 반쯤 감긴 눈은 전통적인 병사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멉니다. 규칙적인 단추 장식과 장식적인 견장, 리듬감 있는 선들이 유니폼을 채우고 있지만, 표정만큼은 전투가 아닌 낮잠 직전의 평화에 가까운 상태를 말해 줍니다. 병사들의 발치에는 연둣빛 코끼리와 동물들이 말랑한 덩어리처럼 기대어 있습니다. 장난감인지, 상상의 친구들인지 분간되지 않는 이 존재들은 병사들의 긴장감을 풀어 주는 조용한 동반자처럼 보입니다. 화면 아래쪽에 자리한 이 부드러운 형체들은 위로 곧게 선 병사들의 세로선과 대비되며, 작품 전체에 느슨한 리듬과 유머를 더합니다. 아크릴 특유의 선명한 색과 평평하게 칠해진 면들은 어린 시절 장난감 상자를 열었을 때의 또렷한 기억을 불러옵니다. 핑크와 블루, 그 사이를 오가는 다양한 톤들은 ‘강함’과 ‘귀여움’ 사이의 경계를 가볍게 뒤섞으며, 병사라는 역할에 붙어 있던 고정된 이미지를 부드럽게 비틀어 놓습니다. 이 작품 속 병사들은 전장을 지키는 존재라기보다, 아이의 방 한켠을 지키는 작은 친구들에 가깝습니다. 화면 앞에 서 있으면, 경계 대신 나른한 휴식과 장난기 어린 상상이 먼저 떠오릅니다. 언젠가 손에 쥐고 놀았을지 모를 작은 병사 인형들을 떠올리며, 각자의 기억 속에서 자신만의 ‘Toy Soldiers’를 다시 불러낼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