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코끼리》
오일
2026 · 45 × 53 cm
이야기·상징동물·식물·자연
작가 노트
짙은 붉은색으로 가득 채워진 화면 위에, 꽃잎과 잎사귀들이 모여 하나의 동물 형상을 이룬다. 두툼하게 올려진 유화 물감은 거친 질감을 만들며, 마치 살아 있는 피부처럼 숨을 쉬는 듯한 표면을 만들어낸다. 코끼리의 몸은 수많은 작은 꽃으로 쌓여 있어, 거대한 몸집이 오히려 부드럽고 따뜻한 존재로 느껴진다. 몸의 한쪽 끝에는 노란 나비가, 다른 한쪽에는 작은 흰 새가 내려앉아 있다. 무거운 코끼리와 가벼운 생명들이 한 몸 위에 함께 머무는 장면은, 서로 다른 존재들이 한 자리에 공존하는 축복의 순간처럼 보인다. 화면 전체를 지배하는 붉은색은 생명력과 열기를 상징하면서도, 그 안에 포근한 보호의 기운을 품고 있다. 관람자는 이 붉은 코끼리의 곁에 서 있는 듯한 느낌으로, 꽃잎 사이를 스치는 바람과 나비의 날갯짓, 새의 숨소리를 상상하게 된다. 무게와 가벼움, 강함과 다정함이 한 화면 안에서 조용히 균형을 이루는 이 풍경은,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 머무는 ‘축복받은 꽃’ 같은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김경미scholast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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