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하늘》
캔버스, 오일, 오일 파스텔
2024 · 45 × 45 × 5 cm
작가 노트
짙고 선명한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화면 아래에서부터 솟아오른 구름이 크게 부풀어 있다. 수평선이나 다른 사물은 등장하지 않고, 오직 하늘과 구름만이 사각의 화면을 채운다. 파란색은 한낮의 맑음이라기보다, 햇빛이 가장 강하게 내리쬐는 시간대의 뜨거운 공기를 품은 듯하다. 그 위에서 구름은 산봉우리처럼 겹겹이 솟아올라, 금방이라도 더 크게 피어오를 것 같은 기세를 드러낸다. 캔버스 위에 쌓인 오일과 오일 파스텔의 층들은 구름을 하나의 평면적인 형태가 아니라, 안쪽까지 공기를 머금은 덩어리로 만든다. 흰빛과 회색, 옅은 황색과 푸른 기운이 미세하게 뒤섞이며, 표면에는 부드러운 번짐과 두터운 터치가 동시에 남아 있다. 가장자리로 갈수록 색은 하늘 속으로 스며들 듯 옅어지고, 중심부는 빛을 정면으로 받는 부분과 그늘진 부분이 맞부딪치며 손에 잡힐 듯한 입체감을 만든다. 어느 계절, 어느 날인지 특정할 수 없는 이 하늘은, 문득 고개를 들어 올려다본 어느 한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특별한 사건이 있던 날이 아니라, 그저 지나가던 걸음을 아주 잠시 멈추게 했던, 눈앞의 구름이 유난히 크게 느껴졌던 때의 공기에 가깝다. 작품 앞에 서면 관람자는 자신이 마지막으로 이런 구름을 오래 바라보았던 순간을 떠올리며, 화면 속 푸른 공기와 부풀어 오른 구름의 사이로 천천히 시선을 걸어 올리게 된다.
조누리
하늘과 구름으로 시간을 그리는 작가 단순한 자연의 기록이 아니라 지친날 문득 바라본 하늘이 주는 위로와 안식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과정을 통해 각자의 감정과 기억 속에서 조용한 위로를 주려고 합니다. 모듈형식의 구성으로 하늘의 순간을 연결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