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타락 작전: PLZ Love me》
아크릴, 캔버스, 수채
2025 · 22 × 22 cm
작가 노트
화면 전체를 덮는 강렬한 핑크색은 달콤한 배경이 아니라, “사랑받고 싶다”는 감정을 과하게 증폭시킨 경고등처럼 보인다. 그 위에 서 있는 소녀는 천사와 악마의 기호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머리 위에는 하트 모양의 후광이 떠 있지만, 머리카락 사이로는 뿔이 자라나 있고, 등 뒤의 검은 날개는 천사의 깃털 대신 번지는 얼룩처럼 퍼져 있다. 사랑을 상징하는 색과 천사의 상징이 모두 동원되지만, 표정은 전혀 행복하지 않다. 반쯤 감긴 눈과 축 처진 입꼬리는, 애써 내보인 애정이 돌아오지 않을 때의 피로감을 담고 있다. 소녀의 팔에는 눈 모양의 타투가 새겨져 있고, 그 아래로는 눈물 같은 기호가 떨어진다.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관찰되고 싶어 하면서도, 동시에 평가받는 시선에 지친 마음이 하나의 문장처럼 새겨진다. 화면 왼쪽의 그래피티풍 레터링 “PLZ LOVE ME”는 손글씨 낙서처럼 거칠게 번지며, 말풍선이 아니라 벽에 남은 고백의 흔적처럼 읽힌다. 아크릴과 수채 특유의 번짐과 농담 차이는, 감정을 숨기려다 새어 나오는 순간들을 시각화하듯 캐릭터의 머리카락과 피부, 배경 곳곳에 겹겹의 레이어를 만든다. 팝아트 특유의 선명함과 캐릭터성은 이 이미지를 가볍게 보이게 만들지만, 그 안에서 반복되는 기호들은 결핍과 자기 의심을 말한다. 천사가 되기에는 너무 지쳤고, 악마가 되기에는 여전히 사랑받고 싶다. 이 모순된 상태가 “타락 작전”이라는 제목처럼, 애초에 실패할 수밖에 없는 작전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마음으로 이어진다. 관람자는 이 인물을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라, 한때 스스로도 속으로 삼켜 두었던 “제발 나를 사랑해줘”라는 문장을 대신 말해주는 얼굴로 마주하게 된다.
Hedon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