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하는 고래》
아크릴
2026 · 27 × 22 × 1 cm
풍경·산수동물·식물·자연
작가 노트
짙은 푸른 바다를 가득 채운 화면 속에서 고래는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며 떠오릅니다. 몸통은 노랑, 연두, 하늘색이 섞여 은은한 그라데이션을 이루고, 지느러미와 꼬리는 빛을 머금은 듯 옅게 번져 나갑니다. 단단한 캔버스 질감 위에 얇게 쌓인 아크릴 물감의 결이, 물속에서 스며드는 빛의 결을 닮아 고래의 움직임을 더욱 유연하게 느끼게 합니다. 바다를 상징하는 단색의 푸른 배경은 최대한 단순하게 남겨 두어, 고요한 수면 아래 깊은 공간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 안에서 고래는 무게감 있는 거대한 존재라기보다, 색채로 이루어진 하나의 흐름처럼 표현되었습니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왼쪽 아래에서 오른쪽 위로 이어지는 고래의 곡선을 따라가며, 천천히 떠오르는 호흡과 마음의 리듬을 함께 느끼게 됩니다. 이 작품은 거대한 바다 한가운데서도 자기만의 속도로 유영하는 존재를 떠올리게 합니다. 일상의 벽에 걸어두면, 푸른 정적 속을 가로지르는 이 한 마리 고래가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을 때마다 조용한 바다의 장면으로 관람자를 데려가 줄 것입니다.
최소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