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아크릴

2025 · 27 × 22 cm

풍경·산수

작가 노트

작은 세로형 캔버스 안에서 파도는 하나의 큰 호흡처럼 휘어 오릅니다. 밝은 하늘색을 배경으로, 짙은 코발트와 터키블루, 옅은 그린이 겹겹이 섞이며 곡선을 따라 흐릅니다. 바다의 무게감보다는, 물이 공기와 맞닿으며 만들어 내는 투명한 에너지에 가까운 장면입니다. 파도의 윗부분을 따라 번지는 흰 포말은, 거친 질감의 붓질과 튀겨진 물방울처럼 흩뿌려진 점들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부드럽게 휘어지는 곡선과 거친 입자의 대비가, 고요함과 역동성이 동시에 느껴지는 긴장을 만듭니다. 화면 중앙의 비어 있는 공간은 막 부서지려는 순간을 머금은 채, 관람자가 그 속으로 한 걸음 들어가 숨을 고르게 합니다. 아크릴 특유의 선명한 발색과 빠른 건조를 활용해, 여러 층의 색을 얇게 쌓아 올리면서도 맑은 투명감을 유지했습니다. 덕분에 파도의 곡선을 따라 시선을 옮길 때마다, 겹쳐진 색들이 다른 농도로 드러나며 물결이 실제로 움직이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이 작품은 거대한 바다 풍경을 묘사하기보다, 파도가 치솟아 올라 다시 돌아오는 하나의 리듬에 집중합니다. 벽 한쪽에 걸어 두었을 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마음을 한 번 크게 들이쉬고 내쉴 수 있는, 작은 파도의 호흡이 조용히 공간을 채우게 될 것입니다.

최소희의 다른 작품

작품 전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