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정물》
오일,페인트
2025 · 90.9 × 72.7 cm
정물이야기·상징동물·식물·자연
작가 노트
짙은 남색 배경 위에 놓인 꽃병은 하나의 작은 우주처럼 보인다. 오일 페인트의 두터운 질감으로 쌓아 올린 꽃과 열매, 나선과 원형의 조각들은 실제 정물이라기보다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뒤섞인 ‘꿈의 조합’에 가깝다. 각각의 색과 형태는 현실의 사물을 닮았지만, 과장된 크기와 비현실적인 배열 속에서 기억과 상상이 뒤엉킨 감정을 드러낸다. 화면을 가로지르는 노란 선은 창틀이자 경계선처럼 보이며, 테이블 위의 정물과 깊은 밤하늘 같은 배경을 나누어 놓는다. 이 경계는 깨어 있는 시간과 잠든 시간,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세계와 마음속에서만 피어나는 세계를 구분하는 동시에, 서로를 비추게 한다. 꽃병을 가로지르는 작은 기호와 리본 같은 선들은 일상의 사소한 기쁨과 비밀스러운 기억들을 암호처럼 남겨 두는 장치가 된다. 이 정물은 조용히 놓여 있지만, 화면 안에서는 끊임없이 색과 형태가 솟아오르고 흩어진다. 바라보는 이가 자신의 밤, 자신의 꿈을 떠올리며 이 테이블 앞에 함께 앉아 보기를 권한다. 꽃과 과일, 빛의 조각들 사이에서 어느 순간, 익숙한 장면이나 오래된 감정 하나가 불현듯 떠올라 말을 걸어올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