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Wood Sculptor)》
아크릴
2026 · 33.4 × 24.2 cm
작가 노트
코끼리는 가벼워지고 싶어 풍선이 되길 소망했지만, 풍선은 아직 되지 못했습니다. 대신 풍선꼬리가 달린 코끼리 인간이 되었습니다. 아직 원하는 것이 되지는 못했기에 또다른 조각을 시작합니다. 풍선 꼬리가 이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 아트니스 AI가 해주는 작품 설명도 남겨둡니다. 노을빛이 스며든 듯한 초록과 노랑의 들판 한가운데, 분홍색 코끼리 인간이 서 있습니다. 둥근 몸과 커다란 귀, 빨갛게 물든 신발까지 장난감처럼 단순한 모습이지만, 동그란 눈동자에는 어딘가 복잡한 마음이 비칩니다. 화면 아래에는 붉은 공이 굴러와 있고, 발치 주변의 풀과 구름 같은 덩어리들은 부드러운 색의 층으로 겹겹이 쌓여, 현실이라기보다 꿈속의 무대를 만든 듯합니다. 코끼리 인간 앞에는 나무로 깎아 만든 작은 조각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것은 다시 한 번 코끼리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거친 결이 드러난 채 마른 나무처럼 굽어 있습니다. 매끈한 분홍색 몸을 가진 존재가, 투박한 나무 코끼리를 바라보는 이 장면은 마치 자기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마주하는 순간처럼 보입니다. 코끼리의 긴 코가 조각을 향해 살짝 뻗어 있는 자세는, 다가가고 싶지만 선뜻 만지지 못하는 망설임을 닮았습니다. 아크릴 특유의 선명한 색감과 단단한 붓질은, 유머러스한 캐릭터와 동시에 묵직한 질문을 함께 남깁니다. ‘조각가’라는 제목 속에서, 이 작은 코끼리 인간은 조각을 만드는 사람일 수도 있고, 스스로를 깎아내는 존재일 수도 있습니다. 화면 아래쪽 붉은 공은 아직 이야기 속으로 들어오지 못한 또 하나의 가능성처럼 남아, 이 장면이 끝난 뒤에 이어질 시간을 조용히 암시합니다. 관람자는 코끼리 인간과 나무 조각 사이에 서서, 내가 만든 나와, 만들어지지 않은 나, 그리고 여전히 멀리 굴러가고 있는 어떤 가능성을 함께 떠올리게 됩니다. 설명되지 않은 이 초원의 공기 속에서, 조용히 조각되고 있는 자신의 한 조각을 천천히 더듬어 보게 되는 그림입니다.
김한결_realbird
무언가를 바라는 존재와, 그 바람에 무심한 세계를 그립니다. 요즘은 삶이 무거워 풍선이 되고 싶어하는 코끼리를 ‘풍선 꼬리를 가진 코끼리 인간’으로 구체화하여 작업하고 있습니다. 과연 코끼리는 풍선이 될 수 있을까요? 지켜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