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하늘

캔버스, 리넨, 오일, 오일 파스텔, 파스텔, UV-바니시

2025 · 73 × 73 × 2 cm

풍경·산수동물·식물·자연

작가 노트

짙지도 옅지도 않은 파란 하늘 한가운데, 한 덩이의 구름이 또렷하게 떠 있다. 화면을 가득 채운 푸른색은 맑게 갠 날의 청명함이라기보다, 햇빛과 그늘이 동시에 머무는 시간대의 공기를 닮아 있다. 위아래로 다른 사물이나 수평선이 등장하지 않기에, 시선은 자연스럽게 중앙의 구름에 머물며 그 형태와 표정을 오래 더듬게 된다. 캔버스와 리넨 위에 쌓인 오일, 오일 파스텔, 파스텔의 층들은 구름을 하나의 평면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안쪽까지 숨을 품은 덩어리로 만든다. 가장자리는 공기 속으로 스며들 듯 부드럽게 번지고, 중심부는 두터운 터치와 은은한 명암이 겹치며 손에 잡힐 것 같은 무게를 드러낸다. 흰빛과 회색, 푸른 기운이 섞여 만들어낸 미묘한 톤의 차이는, 금세 흘러가 버릴 것 같은 가벼움과 묵직하게 가라앉은 정적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시간대를 특정하기 어려운 이 하늘은, 어느 날 문득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았던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특별한 사건이 있는 장면이라기보다, 지나가던 걸음을 아주 잠시 멈추게 했던 공기의 표정에 가깝다. 작품 앞에 서면 관람자는 자신이 마지막으로 하늘을 오래 바라보았던 때를 천천히 떠올리며, 이 구름 한 덩이가 붙잡고 있는 짧은 순간 속으로 조용히 걸어 들어가게 된다.

조누리

하늘과 구름으로 시간을 그리는 작가 단순한 자연의 기록이 아니라 지친날 문득 바라본 하늘이 주는 위로와 안식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과정을 통해 각자의 감정과 기억 속에서 조용한 위로를 주려고 합니다. 모듈형식의 구성으로 하늘의 순간을 연결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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