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m》
수채
2026 · 40 × 50 cm
작가 노트
높게 열린 하늘 아래, 한낮의 햇빛이 들판 위로 부드럽게 번져 나갑니다. 수평으로 길게 펼쳐진 구도 안에서 하늘과 대지는 넓은 색면으로 나뉘어 있지만, 경계는 수채 물감의 번짐을 따라 자연스럽게 스며듭니다. 파란 하늘의 투명한 층과 멀리 겹겹이 놓인 초록 언덕은, 공기 속에 떠 있는 온도와 시간의 흐름을 조용히 드러냅니다. 앞쪽의 흙길과 낮은 울타리는 이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가도록 시선을 이끕니다. 따뜻한 오렌지빛 들판과 연둣빛 풀, 가장자리의 작은 야생화들은 서로 다른 온도의 색으로 뒤섞이며, 햇빛이 피부에 닿을 때의 미세한 온기와 바람의 결을 떠올리게 합니다. 물감이 스며들며 남긴 질감은 풀잎의 거칠음과 흙먼지의 건조함을 동시에 품고 있어, 풍경이 단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느껴지는 기억처럼 다가오게 합니다. 이 작품은 특별한 사건이 없는, 그저 평온하게 흘러가는 한 순간의 낮을 붙잡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극적인 장면 대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풍경 속에 서서히 차오르는 안도감과 따뜻함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잠시 멈춰 서서 이 길 위에 자신을 세워 본다면, 각자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어느 한낮의 기억이 조용히 되살아날지도 모릅니다.
JADEN PARK
인상주의 기법을 바탕으로 개인의 감정과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데 큰 비중을 둡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독학으로 한 해에 4,000점 이상의 작품을 그리는 열정적인 작가입니다. 한국을 비롯해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전시 경험을 쌓았습니다. 개념과 추상의 경계에서 모호한 작품을 창조하고 사물을 흐릿하게 처리함으로써 표현의 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작품 속에 작가 고유의 개성과 감성을 담아내며 자유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섬세한 색채의 조화와 감각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은 독자적인 스타일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