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록

파문

캔버스, 수채

2026 · 60.96 × 60.96 × 5.08 cm

동물·식물·자연풍경·산수

작가 노트

옅은 분홍과 푸른 기운이 뒤섞인 화면 위로, 붉은 비늘을 두른 물고기 두 마리가 원을 그리며 교차한다. 수채 특유의 번짐으로 표현된 물의 층은 정확한 수면의 경계 대신, 안쪽과 바깥, 위와 아래가 서서히 스며드는 흐름만을 남긴다. 물고기의 몸체를 따라 번져 나가는 주황과 진홍의 색은, 물속에서 퍼져 나가는 온기이자, 고요한 수면을 깨우는 하나의 신호처럼 보인다. 주변을 감싸는 남보라와 남청의 얼룩, 거칠게 긁힌 선들은 수면 위로 번지는 물결과, 그 아래에서 서로 교차하는 흐름을 동시에 드러낸다. 화면 곳곳에 남은 둥근 번짐과 희미한 원형 자국은 돌을 스쳤다 사라진 파문, 혹은 물고기가 방향을 틀 때마다 생겨나는 미세한 진동의 흔적처럼 이어진다. 선명한 비늘의 질감 대신, 물감이 스며들며 남긴 결이 몸의 곡선을 따라 흐르면서, 관람자는 형태보다 움직임과 속도를 먼저 느끼게 된다. 한 마리는 화면 안쪽으로 몸을 깊이 꺾어 내려가고, 다른 한 마리는 위쪽을 향해 천천히 떠오르는 듯한 궤적을 그린다. 이 반대 방향의 회전은 물속과 공기, 정지와 움직임 사이에서 끊임없이 교차하는 마음의 상태를 은유하듯, 한 화면 안에 서로 다른 시간대를 겹쳐 놓는다. 물고기 주변으로 옅게 번져 나가는 빛의 얼룩은, 파문이 점점 옅어지면서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오래 남는 여운처럼, 시선이 머문 자리를 부드럽게 되돌아보게 한다. 이 이미지 앞에 서면, 먼저 눈을 사로잡는 것은 붉은 몸체의 선명한 곡선이지만, 조금 더 머물다 보면 그 곡선을 둘러싼 수많은 번짐과 긁힌 선들이 서서히 안쪽의 진동을 들려준다. 물고기가 지나간 자리마다 생겨나는 미세한 파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관람자는 물 위가 아니라 물속에서 위를 올려다보는 자신의 시선을 느끼게 된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움직임 하나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울림이 되는 순간을, 조용한 수면 아래에서 천천히 마주하게 되는 장면이다.

JADEN PARK

인상주의 기법을 바탕으로 개인의 감정과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데 큰 비중을 둡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독학으로 한 해에 4,000점 이상의 작품을 그리는 열정적인 작가입니다. 한국을 비롯해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전시 경험을 쌓았습니다. 개념과 추상의 경계에서 모호한 작품을 창조하고 사물을 흐릿하게 처리함으로써 표현의 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작품 속에 작가 고유의 개성과 감성을 담아내며 자유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섬세한 색채의 조화와 감각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은 독자적인 스타일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작가 이력 보기

JADEN PARK의 다른 작품

작품 전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