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록

Mornig sunlight

수채

2026 · 56 × 39 cm

풍경·산수동물·식물·자연

작가 노트

짙은 갈색과 푸른 회색이 깔린 숲 속에, 한 줄기 노란 빛이 안개처럼 스며든다. 화면 중앙에서 번지는 옅은 흰색과 레몬빛은 해가 완전히 떠오르기 직전, 공기 중에 떠 있는 빛의 입자를 떠올리게 한다. 수직으로 길게 뻗은 가느다란 나무줄기들은 이 빛을 향해 모여들며, 숲의 깊이보다 빛이 열어 놓은 통로를 먼저 느끼게 한다. 가까운 전경의 붉은 흙길은 아직 밤의 습기를 품은 듯 어둡게 젖어 있고, 그 위로 떨어진 노란 물감의 작은 점들은 방금 막 깨어난 숲의 숨을 암시한다. 수채 물감의 번짐과 층층이 쌓인 얼룩은 나뭇잎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그리기보다, 공기와 습도, 발 아래 흙의 부드러움을 한꺼번에 전한다. 화면 곳곳에 흩뿌려진 흰 점과 가느다란 선들은 빛에 반짝이는 먼지와 작은 곤충, 혹은 이른 아침에만 보이는 미세한 떨림처럼 떠다닌다. 왼편의 차가운 푸른 톤과 오른편의 짙은 갈색 기둥들이 서로 대칭을 이루며, 중앙의 밝은 통로를 더 돋보이게 만든다. 수채 특유의 투명한 레이어는 나무와 안개, 빛의 경계를 완전히 나누지 않고, 서로의 색을 조금씩 나눠 가진 채 서서히 스며들게 한다. 그 사이로 솟아오른 어두운 줄기들은 아직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몸처럼, 부드러운 배경 위에 조용한 긴장을 남긴다. 이 숲은 웅장한 풍경을 보여 주기보다, 아침 햇살이 처음으로 바닥에 닿는 짧은 순간을 오래 붙잡아 둔다. 관람자는 화면 아래의 붉은 흙길에서 출발해, 점점 밝아지는 중앙의 빛을 따라 천천히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게 된다.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이 빛은 특정한 목적지로 이끄는 길이기보다는, 하루가 시작되는 가장 조용한 찰나에만 열리는 작은 통로처럼, 스스로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숨을 고르게 만드는 공간으로 남는다.

JADEN PARK

인상주의 기법을 바탕으로 개인의 감정과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데 큰 비중을 둡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독학으로 한 해에 4,000점 이상의 작품을 그리는 열정적인 작가입니다. 한국을 비롯해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전시 경험을 쌓았습니다. 개념과 추상의 경계에서 모호한 작품을 창조하고 사물을 흐릿하게 처리함으로써 표현의 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작품 속에 작가 고유의 개성과 감성을 담아내며 자유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섬세한 색채의 조화와 감각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은 독자적인 스타일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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