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en gate 2025》
파스텔, 펜
2025 · 38 × 50 cm
작가 노트
짙은 회색과 먹빛이 화면을 가로지르는 가운데, 한 줄기 다리가 안개 속에서 서서히 떠오른다. 가까운 쪽의 주탑은 굵은 선과 번진 명암으로 단단한 기둥을 세우지만, 그 주변을 감싸는 안개는 경계를 부드럽게 지워 버린다. 펜으로 그은 케이블과 난간의 가느다란 선들은 파스텔로 문질러 번진 배경 위에 떠 있는 듯 놓여, 실제 구조물의 무게보다 허공을 가르는 리듬과 떨림을 먼저 느끼게 한다. 화면 오른쪽으로 갈수록 다리는 점점 희미해지며, 멀리 또 하나의 주탑이 실루엣만 남긴 채 떠 있다. 같은 구조가 반복되지만, 농담과 선의 밀도가 달라지면서 현실의 다리라기보다 기억 속에서 여러 번 소환된 이미지처럼 겹겹이 어른거린다. 짙은 하부의 어둠과 옅은 상부의 안개층이 수평으로 나뉘어, 도시와 바다, 하늘의 구체적인 정보 대신 이 장소를 감싸는 공기의 두께와 시간대만을 남긴다. 펜과 파스텔의 대비는 이 다리가 가진 이중성을 드러낸다. 날카롭게 그어진 직선과 수직의 기둥은 인공 구조물의 질서를 상징하고, 그 위를 덮는 부드러운 번짐과 흐릿한 경계는 자연의 흐름과 예측할 수 없는 기상처럼 보인다. 견고한 선과 지워지는 면이 한 화면 안에서 공존하면서, 이곳이 도시와 자연, 출발과 도착, 과거와 현재를 잇는 통로라는 인상을 남긴다. 관람자는 화면 왼쪽의 또렷한 주탑에서 출발해, 케이블을 따라 오른쪽의 희미한 탑으로 천천히 건너가게 된다. 다리 위의 차와 사람은 모두 지워지고, 남은 것은 안개 속에 떠 있는 구조의 윤곽과 그 사이를 건너는 시선뿐이다. 이 풍경은 상징적인 명소를 묘사하기보다, 짙은 안개 속에서도 여전히 이어져 있는 길 하나를 오래 바라볼 때 느껴지는 고요한 연결감과, 그 위를 건너는 마음의 방향을 조용히 비추고 있다.
JADEN PARK
인상주의 기법을 바탕으로 개인의 감정과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데 큰 비중을 둡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독학으로 한 해에 4,000점 이상의 작품을 그리는 열정적인 작가입니다. 한국을 비롯해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전시 경험을 쌓았습니다. 개념과 추상의 경계에서 모호한 작품을 창조하고 사물을 흐릿하게 처리함으로써 표현의 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작품 속에 작가 고유의 개성과 감성을 담아내며 자유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섬세한 색채의 조화와 감각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은 독자적인 스타일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