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splash》
과슈, 파스텔
2025 · 50 × 75 cm
작가 노트
짙은 흑색 바탕 한가운데, 세 개의 사과가 한순간에 부딪히며 터져 오른다. 과슈와 파스텔이 섞여 만든 흰 물보라는 우유빛 액체이자 빛의 파편처럼 사방으로 튀어 나가고, 그 속에서 둥근 사과의 몸체가 부분적으로 드러난다. 화면을 가득 채우지 않는 작은 덩어리의 장면이지만, 어두운 여백과 대비되며 오히려 폭발의 중심이 더 강하게 응축된다. 가까이 다가가면 사과의 표면은 매끈한 구가 아니라, 얇게 긁힌 선과 두터운 색의 얼룩이 뒤섞인 피부로 보인다. 붉은 갈색과 녹색이 겹친 과육 위로 하이라이트가 얇게 번져, 실제 사과의 색보다 약간 더 뜨거운 온도를 띤다. 흰 물보라는 한 번에 칠해진 덩어리와 가는 비산 자국이 함께 남아 있어, 촉촉한 액체와 날카로운 파편의 감각이 동시에 느껴진다. 파스텔의 부드러운 가루와 과슈의 점성이 서로 부딪히며, 터지는 소리와 미끄러지는 감촉을 시각적인 리듬으로 바꾼다. 사과를 둘러싼 흰 선들은 단순한 물방울의 묘사를 넘어, 충돌의 궤적과 시간의 방향을 그려 낸다. 왼쪽으로 길게 뻗은 가느다란 선들은 속도를, 아래쪽으로 휘감기는 두터운 흰 덩어리는 충돌 후 남은 잔여 에너지를 가리킨다. 정물은 고요히 놓여 있지 않고, 막 멈춘 듯한 한 장면으로만 존재한다. 이 짧은 순간을 둘러싼 넓은 어둠은, 사과가 튀어 오르기 전과 이후의 시간을 동시에 품은 배경이 된다. 이 작품은 사과라는 구체적인 대상을 그리면서도, 결국 눈에 남는 것은 색과 충돌, 그리고 튀어 오른 흔적들이다. 관람자는 화면 중앙의 밝은 폭발에 먼저 사로잡힌 뒤, 주변으로 희미하게 번진 선과 얼룩을 따라가며 점차 속도가 느려지는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 한 번에 번쩍 솟구쳤다가 사라지는 작은 에너지의 파동을 바라보는 일은, 짧지만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어떤 순간을 다시 떠올리는 일과도 겹쳐진다.
JADEN PARK
인상주의 기법을 바탕으로 개인의 감정과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데 큰 비중을 둡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독학으로 한 해에 4,000점 이상의 작품을 그리는 열정적인 작가입니다. 한국을 비롯해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전시 경험을 쌓았습니다. 개념과 추상의 경계에서 모호한 작품을 창조하고 사물을 흐릿하게 처리함으로써 표현의 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작품 속에 작가 고유의 개성과 감성을 담아내며 자유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섬세한 색채의 조화와 감각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은 독자적인 스타일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