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물소리》
오일, 콘테
2026 · 40.64 × 30.48 cm
작가 노트
짙은 올리브와 갈색이 화면 가장자리를 뒤덮으며, 빽빽한 풀과 가지가 엉킨 숲 가장자리를 만든다. 콘테로 그은 듯한 가는 선들이 사방으로 뻗어 나가며 시야를 촘촘히 가로막고, 그 사이사이로 두텁게 올린 오일 물감이 돌과 흙, 젖은 풀잎의 덩어리로 솟아 있다. 화면 중앙을 따라 내려오는 밝은 흰색과 옅은 회청의 띠는 작은 계곡물의 흐름이자, 주변의 어둠을 갈라 놓는 하나의 길처럼 보인다. 물결은 정확한 윤곽 대신 두꺼운 물감의 긁힌 자국과 칼자국으로 남아 있어, 눈으로 보기 전에 먼저 손끝으로 더듬게 되는 표면의 리듬을 만든다. 위쪽에서 아래로 이어지는 물길은 작은 폭포와 고인 웅덩이가 번갈아 나타나는 구조를 이룬다. 중간중간 돌출된 황토색과 회갈색의 덩어리는 바위이자, 물살이 잠시 머물다 다시 흘러내리는 쉼표 같은 지점으로 서 있다. 흰 물감이 두텁게 쌓였다가 갑자기 끊기는 부분에서는, 물이 바위에 부딪혀 튀어 오르는 순간의 파편과 소리가 동시에 상상된다. 하단으로 내려올수록 물빛은 남청과 짙은 녹색, 붉은 갈색이 섞인 어두운 색조로 깊어지며, 물속으로 가라앉는 그림자와 보이지 않는 바닥의 기척을 암시한다. 주변의 식생은 개별 잎과 줄기보다, 방향이 다른 선과 얼룩의 집합으로 남아 있다. 콘테의 건조한 선과 오일의 두꺼운 질감이 겹쳐지며, 마른 풀과 새로 돋은 줄기, 쓰러진 가지와 가시덤불이 한 번에 뒤엉킨 숲의 가장자리 특유의 복잡함을 만들어 낸다. 곳곳에 찍힌 붉은 점과 따뜻한 오렌지빛은 흙 속의 철분, 이끼 사이로 드러난 낙엽, 혹은 저녁 빛이 스치고 간 흔적처럼 보이며, 차가운 물빛과 대비를 이루어 장면 전체에 미묘한 온도 차를 남긴다. 이 이미지 앞에 서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중앙을 따라 흘러내리는 밝은 물길이지만, 조금 더 머물다 보면 그 주위를 감싸고 있는 수많은 선과 두꺼운 물감의 결이 서서히 소리를 불러낸다. 바위에 부딪혀 부서지는 물소리, 발목 주변을 스치고 지나가는 풀잎, 어디선가 떨어지는 작은 돌멩이의 마찰음이 겹쳐지며, 관람자는 어느새 숲길 한가운데 서서 물가를 내려다보는 자신의 몸을 느끼게 된다. 분명한 풍경의 재현을 넘어, 화면을 따라 이어지는 물소리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속 깊은 곳에 잠시 고여 있던 생각들까지 함께 흘려보내는 조용한 시간이 자연스레 열리게 된다.
JADEN PARK
인상주의 기법을 바탕으로 개인의 감정과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데 큰 비중을 둡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독학으로 한 해에 4,000점 이상의 작품을 그리는 열정적인 작가입니다. 한국을 비롯해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전시 경험을 쌓았습니다. 개념과 추상의 경계에서 모호한 작품을 창조하고 사물을 흐릿하게 처리함으로써 표현의 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작품 속에 작가 고유의 개성과 감성을 담아내며 자유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섬세한 색채의 조화와 감각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은 독자적인 스타일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