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록

서울야경1

파스텔, 펜

2025 · 50 × 35 cm

풍경·산수일상·풍속·도시

작가 노트

수평으로 길게 드리운 강을 중심으로, 도시는 어둠과 빛 사이에 가느다란 윤곽만 남긴 채 떠 있다. 화면 위쪽의 하늘은 붉은 오렌지에서 탁한 황색, 잿빛으로 천천히 가라앉으며, 낮이 완전히 사라지기 직전의 마지막 온도를 남긴다. 파스텔로 부드럽게 문질러 쌓은 색의 층들은 서울의 특정한 시간이라기보다, 하루가 도시 위에서 천천히 식어 가는 긴 숨처럼 느껴지게 한다. 그 아래, 강은 거의 안개처럼 옅은 회색으로 번져 있다. 물결의 세부 대신, 넓게 퍼진 명암의 차이로만 표현된 수면은 도시의 불빛을 희미하게 받아 적으며, 현실의 강이라기보다 하늘과 건물 사이에 놓인 하나의 여백처럼 보인다. 펜으로 찍고 긋고 끊어낸 작은 점과 선들은 다리 위의 가로등, 강변의 차선, 멀리 이어지는 도심의 불빛이 되면서도, 동시에 한밤의 숨소리처럼 리듬을 만든다. 도시의 건물들은 화면 아래로 내려갈수록 점점 더 짙은 검은 덩어리로 가라앉는다. 세부를 지워 버린 실루엣 사이로 아주 가는 펜 선만이 가장자리와 창문을 암시하며, 빛이 닿지 않는 면적이 얼마나 넓은지 조용히 드러낸다. 멀리 솟은 하나의 타워와 그 주변을 둘러싼 불빛의 군집은 이 도시의 중심을 가리키는 표식이면서도, 동시에 안개 속에서 겨우 떠오른 기억의 조각처럼 흐릿하다. 관람자는 아래의 짙은 건물 숲에서부터 강을 건너, 멀리 번지는 타워와 하늘의 색층까지 시선을 옮기며 이 야경을 따라 올라가게 된다. 분주한 소리와 속도는 모두 지워지고, 남은 것은 물 위에 떠 있는 빛의 흔적과, 어둠 속에 잠겨 있는 도시의 숨결이다. 이 풍경은 화려한 야경을 과시하기보다, 수면과 불빛 사이에서 잠시 거리를 두고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 그 조용한 간격 속에서 비로소 들리는 마음의 온도를 담담하게 비추고 있다.

JADEN PARK

인상주의 기법을 바탕으로 개인의 감정과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데 큰 비중을 둡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독학으로 한 해에 4,000점 이상의 작품을 그리는 열정적인 작가입니다. 한국을 비롯해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전시 경험을 쌓았습니다. 개념과 추상의 경계에서 모호한 작품을 창조하고 사물을 흐릿하게 처리함으로써 표현의 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작품 속에 작가 고유의 개성과 감성을 담아내며 자유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섬세한 색채의 조화와 감각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은 독자적인 스타일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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