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forest》
수채
2025 · 55.8 × 33.8 cm
작가 노트
옅은 안개빛이 화면 중앙을 가로지르며, 숲의 깊은 초록과 노란빛 사이로 길 하나를 열어 둔다. 짙은 녹색과 남색의 번짐이 양쪽에서 밀려와 길을 감싸 안고, 그 사이로 스며드는 연한 황토색은 나무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빛의 온도를 떠올리게 한다. 분명히 길처럼 보이지만,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로 사라지는지 알 수 없는 흐릿한 경계가, 숲을 걷는 순간의 방향감각과 망설임을 동시에 품고 있다. 수채 특유의 번짐과 물기 가득한 얼룩은 잎과 이끼, 축축한 흙의 질감을 한꺼번에 불러내며, 화면 곳곳에 튀듯 남은 주황과 노란 점들은 바닥에 흩어진 낙엽이자, 빛이 짧게 튀고 사라진 흔적처럼 보인다. 가지들은 선명한 윤곽 대신 가느다란 선과 긁힌 자국으로만 드러나, 숲이 단단한 구조물이라기보다 계속해서 자라나고 흐르는 기운으로 느껴지게 한다. 어디선가 물소리가 날 것 같은 회녹색의 그늘과, 멀리서 번져오는 밝은 하늘빛이 한 화면 안에서 맞부딪히며, 이 풍경은 특정한 계절이나 장소를 지칭하기보다 숲속을 걸을 때의 공기와 냄새, 발밑의 감촉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관람자는 이 흐릿한 길을 따라 천천히 눈을 옮기며, 자신이 기억하는 어느 숲의 장면을 겹쳐 보게 되고, 그 순간 이 그림은 하나의 풍경을 넘어, 잠시 멈춰 서 숨을 고르던 어떤 시간의 감정까지 함께 불러내는 통로가 된다.
JADEN PARK
인상주의 기법을 바탕으로 개인의 감정과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데 큰 비중을 둡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독학으로 한 해에 4,000점 이상의 작품을 그리는 열정적인 작가입니다. 한국을 비롯해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전시 경험을 쌓았습니다. 개념과 추상의 경계에서 모호한 작품을 창조하고 사물을 흐릿하게 처리함으로써 표현의 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작품 속에 작가 고유의 개성과 감성을 담아내며 자유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섬세한 색채의 조화와 감각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은 독자적인 스타일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