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알고 있을까? (Does the bird know?)》
아크릴
2026 · 53 × 33 cm
작가 노트
짙은 푸른색으로 가라앉은 화면 위로 분홍색 코가 천천히 올라옵니다. 화면에는 몸의 일부만 보이지만, 그 무게와 크기는 쉽게 짐작됩니다. 무거운 몸을 가진 존재의 가늘고 먼 끝, 코의 끝자락에 작은 새 한 마리가 앉아 있습니다. 가벼워지고 싶은 욕망을 가진 코끼리와 이 무거운 존재의 가장 끝에 내려앉은 가벼운 존재, 새가 물고 온 풍선이라는 힌트가 한 화면에 담겨 있습니다. 다만 풍선이 된다한들 그 삶이 가벼울 지는 알 수 없기에 붉은 풍선이 떠오르는 대신 경고처럼 한 방울 맺혀있습니다. 배경의 아크릴 색들은 수직으로 번지듯 흐르며, 물속인지 하늘인지 알 수 없는 깊이를 만듭니다. 위아래의 감각이 모호해진 이 공간에서, 코끼리의 커다란 눈은 옆이 아니라 위를 향해 열려 있습니다. 새는 그 시선을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 그저 가볍게 앉아 있을 뿐입니다. 제목처럼, 이 새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혹은 전혀 모른 채 그냥 쉬어 가는 것인지, 보는 이의 마음속에서 여러 가지 답이 번갈아 떠오릅니다.
김한결_realbird
무언가를 바라는 존재와, 그 바람에 무심한 세계를 그립니다. 요즘은 삶이 무거워 풍선이 되고 싶어하는 코끼리를 ‘풍선 꼬리를 가진 코끼리 인간’으로 구체화하여 작업하고 있습니다. 과연 코끼리는 풍선이 될 수 있을까요? 지켜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