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저항의 국기 (Flag of Resistance [Myanmar])》
수채,종이
2021 · 23 × 30.5 cm
작가 노트
〈미얀마 저항의 국기〉는 미얀마 국기의 노랑·초록·빨강 삼색 위에 다섯 개의 손을 별 모양으로 교차시켜 올려놓은 장면이다. 화면을 가로지르는 세 개의 색띠는 수채 특유의 결로 촘촘히 채워져, 단순한 평면이 아니라 끓어오르는 공기와 웅성거림이 남은 공간처럼 보인다. 노랑 영역에는 흐릿한 얼굴과 손의 실루엣이 번져 있어, 하나의 상징 뒤에 겹겹이 서 있는 익명의 사람들을 암시하고, 초록과 빨강의 바탕에는 물결처럼 반복되는 선들이 집회 인파의 물결과 심장 박동을 닮은 리듬을 만든다. 중앙의 흰 별은 완전히 채색되지 않은 채, 주변의 피부색과 배경색을 받아들이며 투명하게 남아 있다. 이 별을 중심으로 다섯 개의 손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뻗어 나가는데, 세 손가락을 치켜든 저항의 제스처, 움켜쥔 주먹, 무언가를 건네듯 펼쳐진 손바닥이 한 몸처럼 얽혀 있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손등의 주름과 힘줄, 미세한 붉은 기운이 짧고 촘촘한 붓질로 쌓여 있어, 상징으로 환원되기 전의 구체적인 몸의 온도가 먼저 느껴진다. 그 온기는 화면 아래 붉은 띠 속에서 희미하게 드러나는 군용차 실루엣과 대비되며, 차가운 폭력 위로 겹쳐진 살아 있는 살의 떨림을 부각한다. 물감이 마르며 남긴 얇은 층들은, 한 번의 격렬한 사건이 아니라 시간차를 두고 계속 이어지는 저항의 호흡을 기록한 것처럼 보인다. 손과 손 사이의 빈 공간, 흰 별의 여백, 군중이 스며 있는 노랑의 흐릿한 얼굴들은 모두 완전히 채워지지 않은 채 남아 있어, 관람자가 자신의 감정과 기억을 끼워 넣을 자리를 남긴다. 이 앞에 서는 순간, 우리는 국기와 제스처, 뉴스 이미지로만 소비되던 풍경을 넘어, 물감의 결 속에 남은 체온과 떨림을 따라 한 사람의 몸이 어떻게 저항의 형상이 되는지 천천히 더듬어 보게 된다. ※ 작업 과정 영상 https://youtu.be/zGDROVKHd8g?si=RWBQpSODjDnfsDHv ※ 소장 완료 (Reference 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