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파도 : 푸르름의 합창》
아크릴, 캔버스
2026 · 72.7 × 53 cm
추상·비구상이야기·상징
작가 노트
숲이 기어코 뻗어낸 가지와 잎들이 거대한 파도가 되어 밀려온다. 초록의 선율을 토해내며, 그 푸른 물결은 쉼 없이 요동친다.
이리안
감정의 해소, 그 형태에 관하여 배우는 타인의 삶을 빌려 입는 존재다. 무대 위 조명이 꺼지고 막이 내린 뒤에도, 입었던 타인의 감정들은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채 잔여물처럼 내 안에 고인다. 나는 늘 그 가라앉은 감정의 무게에 잠기곤 했다. 누구에게나 내면 깊은 곳에는 바다가 존재한다. 그곳의 감정은 예고 없이 파도처럼 밀려와 마음의 바닥을 헤집어 놓지만, 격렬하게 요동치던 물결도 어느샌가 원래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저 그렇게 다시 밀려 나간다. 나는 파도와 파도가 맞닿는 그 경계의 지점에 주목한다. 잠시 머무르다 사라지는 감정의 잔상들, 그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 둘 때 비로소 찾아오는 평온의 순환을 관찰한다. 나의 작업은 손에 잡히지 않으나 분명히 존재하는 이 감정의 색채와 온도를 시각적 형태로 붙잡아 두는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