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머문 자리

오일

2025 · 60.6 × 72.7 cm

작가 노트

빛이 머문 자리' 깊은 밤, 잃어버린 기억과 모습을 안고 소녀는 고요한 강가에 섰다. 그녀는 더 이상 예전의 모습0 아니었지만, 사랑했던 사람과의 추억은 마음 깊은 곳어 흐릿하게 남아 있었다 붉은 등이 걸린 작은 나룻배 위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이는 과거와는 다른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주저하지 않았다. 그가 바라본 것은 겉모습이 아닌, 변하지 않은 영혼이었다. 그들 주위엔 말없이 반딧불들이 날아들어 길을 박혀주었다. 마치 잃어버린 기억과 사랑을 잇는 다리기 되어주는 듯. 드라마엔 없지만, 반딧불은 이 둘의 사랑을 조용히 도와주는 조력자로서 존재한다. 변해버린 모습 속에서도 진심을 알아보는 사랑 잊힌 기억 속에서도 서로를 찾아가는 운명 그 모든 것이 이 밤, 빛이 머문 자리에서 다시 이어진다 이그림은 제가 넘 좋아했던 드라마 환혼을 오마쥬한것입니다

김예지

나는 자연을 그리지만, 풍경을 재현하지는 않는다. 파도와 숲, 꽃과 하늘, 그리고 화면을 가로지르는 한 줄기 빛은 삶의 시간과 마음의 풍경을 상징한다. 자연은 끊임없이 스러지고 다시 피어나며, 그 순환 속에서 사랑과 희생, 기다림과 회복의 의미를 품는다. 나의 화면을 채우는 빛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다. 그것은 상처를 지나 생명으로 향하는 길이며, 보이지 않는 사랑과 희망이 머무는 자리이다. 두터운 질감과 깊이 있는 색채는 눈앞의 풍경을 넘어 생명의 숨결과 시간의 흔적을 담아낸다. 나는 자연을 통해 인간을 이야기하고, 인간을 통해 다시 자연을 바라본다. 모든 존재는 서로를 비추며 살아가고, 결국 사랑은 생명의 순환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으로 남는다고 믿는다. 나의 작업은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이자, 삶을 향한 기도이며,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조용한 위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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