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록

마음을담다

캔버스, 오일

2025 · 146 × 80 × 5 cm

정물이야기·상징

작가 노트

가로로 긴 캔버스 한가운데, 낮게 펼쳐진 접시 모양의 그릇이 정면을 향해 놓여 있다. 넓게 퍼진 가장자리와 낮은 받침이 만들어내는 단순한 실루엣은, 마치 수평선처럼 화면을 가로지르며 시선을 자연스럽게 좌우로 흐르게 한다. 붉은 기운이 도는 분홍빛 그릇의 표면은 강한 명암 대신 부드러운 톤의 차이로만 부풀어 올라, 단단한 물체라기보다 따뜻한 온도를 지닌 하나의 몸처럼 느껴진다. 그릇 아래로 길게 드리운 그림자는 이 형태가 분명히 ‘놓여 있음’을 말해 주면서도, 동시에 주변 공간과 천천히 섞여 들어가 듯 흐릿하게 퍼져 나간다. 배경은 자줏빛과 분홍빛이 스며든 단일한 색면으로 정리되어, 바닥과 벽의 경계를 지운 채 그릇을 고요하게 떠받친다. 화면 위쪽으로 갈수록 색은 조금 더 짙어지며, 해가 지는 하늘처럼 미묘한 그라데이션을 만든다. 구체적인 방이나 풍경을 짐작하게 할 단서는 모두 지워지고, 오직 이 한 점의 그릇과 그것을 감싸는 공기만이 남아 있다. 이 단순한 구성이 오히려 마음의 방향을 바깥이 아니라 안쪽으로 돌리게 하며, 관람자는 자연스럽게 ‘무엇이 담겨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담고 싶은가’를 떠올리게 된다. 그릇 가장자리 위에는 청록색 나비 두 마리가 가볍게 내려앉아 있다. 따뜻한 분홍빛 화면 속에서 선명하게 떠오르는 이 작은 존재들은, 마치 마음속에 잠시 찾아왔다가 사라지는 생각이나 감정의 조각처럼 보인다. 막 날아와 쉬어 가는 듯한 날갯짓의 방향과 위치는, 비워진 그릇 위에 스쳐 지나가는 순간의 기운을 조용히 기록한다. 이 대비 덕분에 그릇은 물건을 담는 실용적인 접시가 아니라, 나비가 잠시 머무는 자리이자, 기억과 마음이 가볍게 내려앉을 수 있는 평평한 무대로 변한다. 오일 물감은 캔버스 위에 두껍게 쌓이기보다 얇게 겹쳐지며, 빛을 반사하기보다 은은하게 머금는다. 이 부드러운 표면감은 화면 전체를 하나의 긴 호흡처럼 묶어 주어, 그릇과 나비, 그리고 배경의 색이 서로의 경계를 세우기보다 조용히 스며들게 한다. 작품 앞에 서서 천천히 시선을 옮기다 보면, 넓게 비워진 분홍빛 여백 속에서 자신의 마음도 서서히 속도를 늦춘다. 관람자는 이 낮고 단순한 그릇을 바라보며, 한때 스쳐 갔다가 잊어버렸던 작은 감정들을 다시 떠올리거나, 아직 말로 꺼내지 못한 마음 한 조각을 조용히 올려두어 보고 싶어진다.

권삼동

한국 고유의 달항아리가 갖는 유려한곡선과 여백의 미는 아름다움과 여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작가는 달항아리가 주는곡선과 여백을 통해 어머니의 품같은 편안함과 안전감을 강조하고 각박한 현시대에 모든것을 포용하고 담을수있는 넉넉한마음과 기쁨을 잃지않는 모두가 되기 바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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