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담다 (#2026새해선물기획전)

캔버스, 오일

2025 · 91 × 65 cm

정물

작가 노트

넓게 펼쳐진 접시는 화면의 거의 전부를 가로지르며, 낮게 깔린 수평선처럼 조용히 자리를 잡고 있다. 연분홍빛이 감도는 표면은 매끄럽게 다듬어져 있지만, 곳곳에 남은 작은 점들과 얼룩이 손으로 만져본 도자기의 감촉을 떠올리게 한다. 안쪽을 들여다보면 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지만, 옅게 드리운 명암과 접시 아래의 그늘이 이 비어 있음에 묵직한 무게와 온기를 부여한다. 배경을 채운 청록빛 그라데이션은 새벽과 해질 무렵 사이, 어느 특정하지 않은 시간대를 떠오르게 하며, 접시의 연한 분홍색을 더욱 부드럽게 떠오르게 만든다. 화면 윗부분에 걸려 있는 반달 모양의 작은 형상은 하늘에 걸린 달처럼도, 아직 담기지 않은 또 다른 그릇처럼도 보이며, 아래의 접시와 은근한 응시를 주고받는다. 강한 대비나 복잡한 사물 없이, 색과 형태만으로 구성된 이 장면은 현실의 정물이라기보다 마음속 한 장면을 단순화해 꺼내놓은 것에 가깝다. 캔버스 위에 고르게 올린 오일의 매끈한 질감은 과도한 붓질의 흔적을 감추고, 대신 색의 층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공기감을 전면에 드러낸다. 관람자는 이 길게 펼쳐진 곡선을 따라 시선을 천천히 옮기며, 접시의 안쪽이 아니라 그 둘레를 도는 자신의 시선과 호흡을 먼저 자각하게 된다.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그릇과, 멀리 떠 있는 작은 반달 사이의 여백을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아직 말로 정리되지 않은 소망과 다짐들이 조용히 떠올라, 언젠가 이 접시 위에 살며시 내려놓을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을 남긴다.

권삼동

한국 고유의 달항아리가 갖는 유려한곡선과 여백의 미는 아름다움과 여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작가는 달항아리가 주는곡선과 여백을 통해 어머니의 품같은 편안함과 안전감을 강조하고 각박한 현시대에 모든것을 포용하고 담을수있는 넉넉한마음과 기쁨을 잃지않는 모두가 되기 바람니다

작가 이력 보기

권삼동의 다른 작품

작품 전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