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록

달항아리

캔버스, 오일

2025 · 72.7 × 60.6 cm

정물이야기·상징

작가 노트

정사각형에 가까운 캔버스 중앙에, 색을 거의 지운 듯한 흰 달항아리가 크게 놓여 있다. 둥글게 부푼 몸체는 한 번에 그려진 단단한 윤곽선이 아니라, 안개처럼 번지는 경계와 미세한 떨림을 따라 조용히 드러난다. 항아리의 표면은 완전히 흰색으로 막혀 있지 않고, 아래로 갈수록 옅은 회색이 스며들며 깊이를 만든다. 군데군데 박힌 작은 점들과 얼룩은 유약이 흐른 자국처럼 남아, 비워진 그릇 안에 쌓여 온 시간과 손길을 은근히 떠올리게 한다. 배경의 회색 색면은 바닥과 벽의 구분 없이 펼쳐져, 항아리가 공중에 살짝 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화면 윗부분에는 항아리의 곡선을 따라 흐릿하게 겹쳐진 또 하나의 둥근 빛이 엷게 떠 있는데, 실제 형태라기보다 기억 속에 남은 잔상처럼 보인다. 이 겹침 덕분에 하나의 달항아리는 실재와 그림자, 눈앞의 물성과 마음속 이미지 사이를 오가는 중첩된 존재로 느껴진다. 오일 물감은 두껍게 솟지 않고 매끄러운 층으로 차분히 쌓여, 표면이 반짝이기보다 안쪽으로 빛을 빨아들이듯 고요하게 머금는다. 붓질의 흔적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대신, 색의 농담과 미세한 얼룩이 시선을 천천히 끌어당기며, 관람자가 자연스럽게 숨을 고르고 화면에 가까이 다가서게 만든다. 작품 앞에 서 있으면, 눈에 보이는 것은 그저 하나의 흰 항아리이지만, 오래 바라볼수록 그 안쪽의 여백이 점점 넓어지는 듯한 감각이 일어난다.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그릇이 아니라, 아직 말로 꺼내지 못한 마음과 기억이 잠시 머물 수 있는 자리처럼, 조용한 공기와 함께 관람자의 하루에 아주 작은 쉼표 하나를 남긴다.

권삼동

한국 고유의 달항아리가 갖는 유려한곡선과 여백의 미는 아름다움과 여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작가는 달항아리가 주는곡선과 여백을 통해 어머니의 품같은 편안함과 안전감을 강조하고 각박한 현시대에 모든것을 포용하고 담을수있는 넉넉한마음과 기쁨을 잃지않는 모두가 되기 바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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