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록

달항아리 (#2026새해선물기획전)

캔버스, 오일

2025 · 60.6 × 50 cm

정물이야기·상징

작가 노트

화면을 거의 가득 채운 달항아리는 전통 백자의 넉넉한 비례를 따르면서도, 살짝 눌러 앉은 듯한 실루엣으로 조용히 정면을 마주한다. 완전히 둥글지도, 날카롭게 잘려 나가지도 않은 가장자리는 손으로 빚어 올린 흙의 기억을 남기며, 입구의 미세한 기울기와 굽의 가는 선이 이 항아리에 단 한 번의 호흡처럼 리듬을 부여한다. 유화 물감은 두텁게 올라가지 않고 얇게 여러 번 쌓여, 흰빛과 미세한 회색이 안쪽으로 스며드는 명암을 만들며 비어 있는 내부의 깊이를 은근히 드러낸다. 표면에 흩어진 작은 점들과 가벼운 얼룩은 유약층 아래로 가라앉은 기포나 세월의 흔적처럼 보이며, 완전한 흰색이 아닌 살아 있는 흰 기운을 느끼게 한다. 배경을 채운 따뜻한 베이지 톤은 항아리의 흰색을 부드럽게 떠받치며, 사물과 공간의 경계를 또렷하게 가르기보다 천천히 녹여 낸다. 강한 그림자나 극적인 대비 없이 화면 전체에 얇게 깔린 빛의 막은, 달항아리를 하나의 사물이 아니라 온도와 무게를 지닌 마음의 형태처럼 느끼게 한다. 캔버스 위에 남은 미세한 붓결과 은근한 광택은 손이 머물렀던 자리와 시간이 지나간 자리를 동시에 떠올리게 하며, 정면에 놓인 단 한 점의 기물이지만 그 주변의 공기까지 함께 고요해지는 듯한 인상을 만든다. 장식과 서사를 덜어낸 이 달항아리는 무엇을 담기 위한 그릇이라기보다, 한 번 비워낸 마음이 잠시 머무는 자리와 가깝다. 관람자는 넉넉한 곡선을 따라 시선을 천천히 미끄러뜨리며, 자신의 호흡을 화면의 속도에 맞추어 보게 된다.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아무것도 채워지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이 내부에 새해를 향한 소망이나 조용히 눌러 두었던 기억들이 조금씩 떠올라, 어느새 이 고요한 그릇 안을 천천히 채우고 있는 듯한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권삼동

한국 고유의 달항아리가 갖는 유려한곡선과 여백의 미는 아름다움과 여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작가는 달항아리가 주는곡선과 여백을 통해 어머니의 품같은 편안함과 안전감을 강조하고 각박한 현시대에 모든것을 포용하고 담을수있는 넉넉한마음과 기쁨을 잃지않는 모두가 되기 바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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