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아침》
아크릴, 캔버스
2019 · 92 × 92 × 5 cm
작가 노트
정사각형 화면 가득 따뜻한 크림빛이 번지며, 막 해가 떠오른 직후의 공기처럼 부드럽게 흔들린다. 그 위로 붉은색과 버건디, 올리브 그린, 짙은 네이비가 네모와 직사각형의 덩어리로 흩어져 있는데, 각기 다른 농도로 겹쳐진 색면들이 서로의 경계를 살짝 녹여 내며 한 호흡 안에서 섞인다. 완전히 채워지지 않은 붓질의 결과 반투명하게 쌓인 레이어 덕분에, 화면은 평평한 색이 아니라 안쪽에서 은은히 빛이 새어 나오는 듯한 깊이를 갖게 된다. 노란색의 짧은 선과 작은 면들은 아침 햇살이 창가와 바닥을 스치고 지나가는 순간처럼 화면 곳곳에 찍혀 있다. 중심부를 향해 갈수록 색은 조금 더 밝아지며 여백이 넓어지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짙은 색들이 모여들어, 마치 잠에서 막 깨어나는 방 안에 아직 걷히지 않은 어둠이 남아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특정한 사물이나 풍경을 가리키지 않지만, 색과 형태의 배치는 자연스럽게 하루의 시작, 몸과 마음이 서서히 밝아지는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아크릴 물감은 두텁게 솟구치기보다 여러 번 투명하게 겹쳐지며, 색과 색 사이에 얇은 공기층을 남긴다. 이 공기층이 화면 전체를 하나의 큰 숨처럼 묶어 주어, 붉은 기운의 따뜻함과 초록의 차가운 기운, 그리고 노란 빛의 가벼운 떨림이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 천천히 스며든다. 관람자는 이 리듬을 따라 시선을 옮기며, 어느새 구체적인 아침 풍경이 아니라 자신이 기억하는 ‘찬란했던 어떤 아침’을 마음속에서 조용히 꺼내 보게 된다. 작품 앞에 서 있으면, 화면 중앙의 밝은 여백이 마치 오늘 하루를 막 펼쳐 보려는 빈 페이지처럼 느껴진다. 아직 아무것도 쓰이지 않았지만 이미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는 그 자리에, 각자의 시작과 다짐, 혹은 새로 꺼내 보고 싶은 마음 한 조각을 살며시 올려두고 싶어진다.
권삼동
한국 고유의 달항아리가 갖는 유려한곡선과 여백의 미는 아름다움과 여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작가는 달항아리가 주는곡선과 여백을 통해 어머니의 품같은 편안함과 안전감을 강조하고 각박한 현시대에 모든것을 포용하고 담을수있는 넉넉한마음과 기쁨을 잃지않는 모두가 되기 바람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