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kgabang No.23_오렌지빛 속삭임》

캔버스에 혼합재료

2025 · 73 × 73 × 4 cm

정물동물·식물·자연이야기·상징

작가 노트

화면을 가득 채운 오렌지빛은 한여름 오후의 공기처럼 따뜻하게 번지며, 그 위로 꽃들이 폭죽처럼 피어오른다. 장미와 백합, 팬지와 이름 모를 꽃들이 서로의 경계를 넘나들며 겹겹이 쌓이고, 금빛 잎사귀와 붉은 열매가 사이사이를 메운다. 꽃다발이라기보다, 오래 간직해 둔 좋은 기억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장면에 가깝다. 화면 오른쪽 아래, 녹색 점무늬가 반복된 반원의 형태는 ‘복 가방’을 상징한다. 실제 가방의 손잡이와 장식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아무것도 드러나 있지 않고, 대신 가방 밖으로 넘쳐흐르는 꽃과 색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담아 두려던 복과 소망이 더 이상 안에 머무르지 못하고, 주변 세계로 흘러나와 향기와 색으로 퍼져 나가는 순간을 포착한 듯하다. 젤스톤으로 더해진 표면은 부분적으로 빛을 반사하며, 마치 꽃과 열매가 실제로 촉감을 가진 오브제처럼 다가오게 한다. 붉은 꽃잎 사이로 숨어 있는 작은 새와 곤충, 그리고 반복되는 점과 곡선들은 화면에 리듬을 만든다. 여행지에서 스쳐 간 풍경, 누군가의 웃음, 사소하지만 빛나던 순간들이 이 리듬 속에 얽혀 있다. 관람자는 가방의 주인이 되어, 이 화려한 무늬들 속에서 자신의 기억 한 조각을 찾아 넣어 보거나, 이미 가득 찬 이 가방을 조용히 닫아 보게 된다. 그렇게 작품 앞에 서 있는 시간 자체가, 또 하나의 오렌지빛 추억으로 덧입혀진다.

윤은이

복을 담는 복가방을 그립니다. 행복을 담아 전하고자 합니다. 폭죽처럼 터지는 꽃다발, 새, 나비 등 민화적 길상의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사랑과 희망, 위로로 소통 하고자 합니다. 당신의 행복을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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