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kgabang No.3-파랑새와 함께하는 엄마의 외출》

아크릴

2025 · 53 × 45 × 2 cm

작가 노트

짙은 파랑의 화면 위에 보라빛 복 가방이 단정히 놓여 있고, 그 위로 꽃들이 폭죽처럼 피어오른다. 진한 코발트 블루와 노랑, 흰색이 뒤섞인 꽃들은 한 송이씩 구분되기보다 하나의 커다란 파도처럼 번져 나오며, 금빛 잎사귀가 사이사이를 받쳐 준다. 화면을 가득 채운 이 색의 밀도는 실제 풍경이라기보다, 엄마의 마음속에 오래 쌓인 사랑과 기도가 한꺼번에 피어난 장면에 가깝다. 보라색 가방은 단단한 금속 장식과 잠금장치, 손잡이를 지니고 있지만, 그 안이 아니라 바깥이 더 풍성하게 부풀어 있다. 가방 표면에 새겨진 나비와 작은 문양들은 고운 비단 한복의 자수를 떠올리게 하고, 손잡이 한쪽에 묶인 분홍색 리본은 설레는 외출의 순간을 상징하듯 가볍게 흩날린다. 가방은 물건을 담는 용도보다, 엄마가 가족을 향해 조용히 모아 온 소망과 축복을 품은 그릇처럼 보인다. 꽃 사이를 오가는 파랑새들은 노란 배를 드러낸 채 이곳저곳에 내려앉아 있다. 어떤 새는 막 날아오르려 하고, 어떤 새는 가방 손잡이 위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이 작은 새들은 아이를 향한 안부, 오늘 하루가 무사하길 바라는 마음, 함께 걷고 싶은 길에 대한 상상을 대신 전하는 메신저처럼 느껴진다. 화면 곳곳에 반복되는 곡선과 패턴, 나비의 움직임은 발걸음 소리와 가벼운 대화, 손을 맞잡던 촉감을 리듬으로 번역해 놓은 듯하다. 이 작품 속 외출은 화려한 장식이 아니라, 사랑을 어떻게 지니고 나갈 것인가에 대한 상상에 가깝다. 관람자는 보라빛 가방의 주인이 되어, 파랑새가 머무는 꽃 한 송이, 나비 한 마리 위에 자신의 누군가를 향한 마음을 살짝 포개어 보게 된다. 그렇게 그림 앞에 서 있는 짧은 시간이, 파란 배경 위에 조용히 스며드는 또 하나의 ‘엄마의 외출’로 남는다.

윤은이

복을 담는 복가방을 그립니다. 행복을 담아 전하고자 합니다. 폭죽처럼 터지는 꽃다발, 새, 나비 등 민화적 길상의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사랑과 희망, 위로로 소통 하고자 합니다. 당신의 행복을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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