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kgabang No.14-장미정원》

아크릴,패브릭

2025 · 30 × 30 × 2 cm

작가 노트

장미 패턴이 가득한 패브릭 위에 한 송이 꽃처럼 놓인 가방은, 화면의 중심이자 이 작품의 기억을 담는 그릇이다. 올드한 느낌의 장미무늬와 유려하게 흐르는 금빛 선들은 오래된 벽지나 소파 천을 떠올리게 하며, 시간의 층위를 배경처럼 펼쳐 놓는다. 그 위에 얹힌 가방은 거의 전부가 눈부신 글리터로 채워져 있어, 빛에 따라 색이 끊임없이 바뀌며 실체와 환상 사이를 오간다. 단단한 금속 프레임과 반짝이는 표면이 대비를 이루며, 손에 쥐어질 것 같으면서도 쉽게 닿을 수 없는 어떤 소망의 형체를 만든다. 가방 안쪽은 열려 보이지 않지만, 그 비어 있는 듯한 표면이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를 불러낸다. 무엇이 들어 있었는지, 무엇을 넣고 싶었는지 구체적인 이미지는 드러나지 않고, 대신 무수한 빛의 입자가 사랑과 추억, 아직 말해지지 않은 마음들을 상징하듯 떠다닌다. 화면 속 장미들은 그런 마음을 둘러싼 배경이자 정원처럼, 가방을 보호하고 감싸며, 한 사람의 삶에서 반복되어 온 애정의 순간들을 꽃무늬로 번역해 놓은 것처럼 보인다. 왼쪽 상단의 두 마리 나비는 이 정원과 가방 사이를 오가는 메신저처럼 날아든다. 서로 다른 색을 지닌 나비가 나란히 떠 있는 모습은 두 사람의 시선, 혹은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잠시 맞닿은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관람자는 이 반짝이는 가방을 바라보며, 그 안에 무엇을 넣어 두었는지 스스로 상상하게 된다. 오래전 선물처럼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사랑의 장면, 또는 아직 열어 보지 못한 미래의 장미정원을 마음속에서 한 번쯤 펼쳐 보게 되는 것이다.

윤은이

복을 담는 복가방을 그립니다. 행복을 담아 전하고자 합니다. 폭죽처럼 터지는 꽃다발, 새, 나비 등 민화적 길상의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사랑과 희망, 위로로 소통 하고자 합니다. 당신의 행복을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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