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ning 훔칠까 Serise(초작)》
오일 파스텔,종이
2024 · 43 × 55 cm
작가 노트
짙은 파란색으로 가득 찬 화면 위에 붉은 글씨와 인물이 거칠게 튀어나오며, 처음부터 관람자를 정면으로 향해 달려드는 듯한 인상을 만든다. “Warning”, “Do you know me”, “훔칠까?!” 같은 문장들은 장난스러운 낙서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침범과 방어 사이의 긴장을 품은 경고문처럼 떠 있다. 두껍게 쌓인 오일 파스텔의 질감은 말풍선 속 단어들이 막 입 밖으로 튀어나온 직후의 온도와 숨결을 그대로 붙잡아 둔 것처럼 느껴진다. 가늘고 긴 팔다리, 각진 몸, 크게 치켜뜬 눈과 드러난 이빨은 어린아이의 그림을 떠올리게 하는 단순한 형식이지만, 겹겹이 쌓인 주황·노랑·붉은색이 파란 배경과 부딪히며 인물을 거의 입체적으로 밀어 올린다. 이 존재는 집을 노리는 도둑 같기도 하고, 집을 지키는 경비원 같기도 하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고 싶은 마음과, 동시에 그들로부터 무엇인가를 빼앗기거나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불안이 한 몸 안에서 뒤엉킨 형상에 가깝다. 종이 위에 깊게 파인 선, 긁힌 자국, 급하게 휘갈겨진 글씨들은 한 번에 멈추지 못한 손의 속도와 망설임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 작품은 하나의 사건을 묘사한다기보다, “훔치고 싶은 마음”과 “빼앗길까 두려운 마음”이 동시에 치솟는 순간을 포착한 감정의 기록에 가깝다. 파란 화면 앞에 서는 관람자는 이 낯선 수호자 혹은 침입자와 마주 서게 되고, 내가 끝까지 지키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또 들키지 않고 훔쳐보고 싶은 마음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천천히 질문을 던리게 된다.